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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15 [1년 결산일기] 2010년도를 돌아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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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15 [1년 결산일기] 2008년도를 돌아보면서
글
[1년 결산일기] 2012년도를 돌아보면서
2008년부터 써왔던 한 해에 대한 반성과 다짐의 시간.
어디선가 봤는데 삼성 이건희 회장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일정표를 다시 살펴보면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내가 이건희 회장을 따라한건 물론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습관을 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 좋다. :D
이번 2012년 한 해의 총평은 나와 같은 식으로 군인과 민간인의 삶을 살았던 주찬이형의 댓글을 그대로 차용하고자 한다.
'양념 반, 후라이드 반 같은 삶'이다. (ㅋㅋㅋ)
처음 이 댓글을 보고 빵 터졌었는데, 다시 보니 재밌게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평인 것 같아 써먹기로 했다.
나는 거꾸로 2012년의 삶을 후라이드 반, 양념 반 같은 삶이라고 평하고자 한다.
군인으로서의 삶은 어떻게 보면 후라이드 닭가슴살 같이 (????) 무미건조하고 퍽퍽했던 삶이었고, 전역 이후 다시 캠퍼스로 돌아온 이후의 삶은 양념으로 새 옷 입은 삶(?)이라고 해야하나. 이렇게 쓰니 좀 웃기지만 아무튼 그렇다. 뭐 그래도 둘 다 맛있는 것처럼 두 삶 모두 내게 의미있고 감사했던 삶이었다.
1. 군인으로 보낸 6개월 (후라이드 반)
군인으로 보냈던 6개월은 전역하며 썼던 글에도 있어서 굳이 자세하게 정리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지만,
전역했을 때의 그 구름 위를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다시 한 번 재평가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우선 1월부터 6월까지 매 달 휴가를 나갔다. 달마다 휴가를 나가면서 어쩌면 군기가 많이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 부산스럽게 전역을 준비하려 했지만 실상 제대로 한 건 별로 없는 듯하다.
12월에 군종병 집체교육과 성탄예배를 섬기면서 잠시 회복되었던 나의 영적 상태는 다시 2~3월 되고 전역 이후의 삶과 CCC에 대한 고민에 어지러워졌고, 내 입에서는 여느 말년 병장들과 마찬가지로 '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와 '군 생활 X 같네'와 같은 더러운 말들로 가득했다. 군종병 생활도 지겨워져서 훈련병 예배도 대충 섬기고 내려오고... 부끄러운 시간들이다. 처음엔 일부러 내가 CCC인 것을 많이 드러내고 군종마크를 달면서 내 스스로 그리스도인으로써 부대 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건만, 오히려 내 죄인된 모습만 낱낱이 발견하기만 하였다.
더 쓰면 부정적인 생각들만 가득할 것 같아서 군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회상과 반성은 전역사에서 그치는 걸로!
2. 복학생으로 보낸 6개월 (양념 반)
6월 16일에 그렇게 꿈에 그리고 꿈에 그리던 전역을 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2년 CCC 여름수련회에 가게 되었다.
이 수련회는 사실 정말 앞으로 복학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주님께 이 공동체에 대한 부르심에 대해서 물어보기로 결심한 시간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주님께서는 날 돌이키게 하셨다. :D
전역하고 열심히 살고 싶고, 독립적으로 살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도 해보려고 영월 군청 아르바이트도 신청해서 무리하게 수련회장과 고향집을 왔다갔다하는 강행군까지 펼쳤지만 결국 떨어졌다. 어떻게 보면 잘 된 걸지도 모르겠다.
수련회 거의 마지막 집회 때가 되서야 대표단 총무에 대한 다시 한 번의 섬김, 공동체에 대한 마음의 회복, 군 생활 동안 무너져있던 주님과의 관계에 대한 회복과 회개, 2학기 거취에 대한 구체적인 결심들을 내리게 되었다. 아마 마지막까지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학기 학업과 사역을 병행하면서 힘이 들 때, 가끔 '만약'을 가정해보며 그 삶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결론은 '그래도 지금의 삶이 낫다'라는 생각이다. 감사하다.
여름수련회 이후 거지순례 역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전도를 많이 하지 못했지만, 거지아빠 순장으로써 하나님께 모든 것을 전적으로 맡길 수 밖에 없는 그 마음을 알게 하셔서 감사한 시간이었고, 함께 했던 거지 가족 순들도 좋았다. 특히나 재미있었던 것은 거지엄마 순장이었던 현아 순장과 2009년에도 똑같은 지역에 똑같은 거지 순으로 함께 했었다는 사실. 그 땐 소순장과 순원이었는데, 격세지감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거지순례 역시 주님께서 내게 어떤 특별한 의도와 계획이 있으셨다고 생각이 들었다.
8월에는 대표단 인수인계를 받고 순캠프도 가고,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이 때 사실 고향친구인 인경이와 여행을 떠나기로 했었는데 몸살이 나는 바람에 가지 못했다. 이번 겨울에 가기로 했었는데 부디 시간과 여건이 허락되길 바랄 뿐이다.
단기선교로 인하여 캠퍼스 사람들이 많이 없게 되고 나는 윤현이와 함께 캠퍼스 모임 인도를 하게 되었다. 양화진 선교 묘역에 다같이 견학을 가는 거였는데, 전역하고 최초로 지체들을 인도하게 되는 일이라 왕부담스러웠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걱정했는데 결국 두 자매 순장이 쓰러지는 바람에 나는 멘붕에 빠졌다. 예비역 순장으로써 능수능란하게 이런 일들에 대처하고 싶었는데 혼자 어버버했다. 아마 제정우 순장님이 없었으면 ... 상상하기도 싫다.
LTI도 다녀오고 대표단으로 정식으로 임명받게 되면서 CCC에서의 삶이 다시 시작되었다.
사랑방에도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이전에 사랑방에서 살던 것과는 달리 학업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었기에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었는데, 확실히 강원학사에서 살았던 것보다는 좋았다! 가끔 개인 시간이 너무 없는 것 같아 괴롭기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 곳에서의 훈련은 나에게 너무나 귀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복학생으로 살았던 3학년 2학기. 무리하게 결정한 월반복학이었다. 여기에는 기영이형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지금와서 돌이켜봤을 때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원래 계획대로 휴학했었다면 나는 또 게으르게 이 시간들을 보내고 말았을 것이다. 오히려 복학함으로써 캠퍼스 생활에 더 잘 적응하게 된 것 같아 감사했다.
이번 학기에는 또 특별히 한밀레 활동을 하게 되었다. '한밀레'는 한양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인데, 주찬이형의 추천을 받아서 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걸 처음 하게 된 계기는 여기서 인맥(?) 좀 넓혀보자는 불순한 의도였다. 그런 나의 불순한 의도에 대해서 뒤통수를 치시듯이 내게 배정된 멘티는 Guillaume이라는 프랑스에서 온 쾌남형 친구와 Kees라는 네덜란드 친구였다. 둘 다 남자였다(흑). 뭐 이래저래 바빠서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부디 두 친구가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아, 둘 다 돌아갔겠구나... 내가 조금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팀원들하고도 제대로 친해지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그래도 이걸 하게 되면서 내가 우리나라에 대해서 아직 많이 모른다는 점, 내 영어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거지순례 때 Gina랑 Audrey랑 이야기할 때는 잘 되었는데 왜 그랬을까.. ㅠ_ㅡ
3. 강의에 대한 총평, 월반복학의 어려움
이번 학기 단순히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아서 좋았던 것 뿐만 아니라, 학업의 내용 또한 정말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품질경영이었다. 정말 기대안하던 강의였고 중간고사 때까지만 하더라도 지루했었는데, 막판에 배웠던 통계적 품질관리와 TPS 등등 구체적인 내용들을 배우면서 중간고사 때까지 배웠던 것들과 연결이 되니 새롭게 보이게 되었다. 특히, 이 강의를 통해서 그 동안 경영학이 뜬구름잡는 것 같다고 느꼈던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가 뭣모르는 1~2학년일 때 적당적당히 좋은 말 끼워놓은 것 같은 그 모든 것들이 경영자들과 학자들의 깊은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나온 것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경영학을 대하는 나의 자세도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홍성태 교수님의 소비자행동론은 강의는 너무나 좋았지만 나로 하여금 마케팅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고민하게 하였다. 인간의 심리를 파고들고 그 욕구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이 과연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선한가? 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어 몰입이 되지 않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근영 순장님과도 이야기하고 내 스스로 다시 생각해보면서 바꾸기로 하였다. 하지만 내가 분별력있게 잘 구분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중간고사 때는 이래저래 번민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결과는 좋았고, 기말고사는 어려움 없이 열심히 공부했는데 시험에서 영... 느낌이 좋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수 밖에 없다.
팀 프로젝트는 몇 과목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5개의 팀 프로젝트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역시 아무리 걱정해도 될 일은 어떻게든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제일 만족스러웠던 팀은 전략경영론 3조! 처음에는 조장이라는 부담감과 이야기가 잘 안나오는 것 같아 어려웠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아웃풋을 내주었던 우리 팀. 교수님과도 만남을 가지고 중국인 유학생 학우들도 잘 참여해주어서 좋았다. 권수라 교수님은 기독경영캠프 때 뵈었던 분이어서 특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도 자주 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명우 교수님의 CEO 특강도 P/F인 것도 좋았지만 정말 다양한 연사분들이 오셔서 강의해주신 것이 인상적이었다. 몇 몇 개념없는 학우들 -_- 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제발 강의 중엔 왔다갔다 하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쉽게 뵐 수 없는 분들이어서 귀한 시간이었다.
4. 2학기에 세운 비전과 목표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다짐
복학 첫 학기를 맞이하면서 내가 세웠던 이번 3학년 2학기에 대한 비전은 바로 "하나님과 사람 앞에 중심이 바로 잡혀 있는, 미래를 준비하는 순장의 삶"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으로 아침모임 사수, QT와 기도, 아침모임 후 하루 계획의 우선순위를 세우기라는 플랜들을 마련했었다.
아침모임 사수는 중간고사 전까지는 완벽했다. 캠퍼스 개근상도 받게 되었고, 꼬박꼬박 일어나 QT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간고사 기간 이후 무너져버렸다. 매 년 사랑방에서 그래왔었는데,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다행히 QT를 놓치지는 않았다. QT책을 이렇게 빠짐없이 적었던 적이 없었는데, 말씀 묵상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시고 이것을 사수하게 해주신 것은 감사한 일이다. 다만 하루하루에 대한 우선순위를 잘 정하는 것은 실패했다. 우선은 Tool이 잘못되었다. 새로 만든 일정관리 계획표는 겉멋만 잔뜩 들여놓고 실제로는 제대로 써먹지도 못했다. 내년에는 허세부리지 말고 플래너로 간소하게 해야겠다.
2학기에 새로운 순원을 낳고자 했지만 그것 또한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감사하게 민하를 연결시켜 주셔서 민하와 관계를 지속해왔지만, 당장 무언가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욕심부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앞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하면서 순모임도 회복하고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
결국 2013년에 신입생 사역에 전력을 다해서 새로운 순원을 낳고자 해야할 것이다. 이번 금식 수련회 때 기도제목 중 하나가 5명의 순원을 낳는 것이고 그 중에 3명을 태신자 순원으로 낳는 것이다. 이 순원들 모두 하나님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는 순원이었으면 좋겠고, 하나님께서 이 친구들을 변화시켜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5명의 순원들이 모두는 아니더라도 경영대 순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같은 비전을 가지고 진지하게 '기업'과 '경영'에 대한 하나님의 뜻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순모임을 기대하고 있다.
2012년은 많은 기대와 패기를 가지고 시작했던 한 해였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던 시간이었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해 동안 나를 이렇게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부족함을 다시 알게 되고, 그래도 정말 감사한 것 한 가지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제 2013년은 완전히 학생으로 살아가는 시간이고, 또한 4학년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취업도 생각해야하고 정말 사회에서 쓰임받는 인재가 되기 위한 성장의 시간이 되어야할텐데, 아직은 부족한 것도 많고 두려운 것도 많다. 하지만 누가 처음부터 완벽한 스펙과 영성을 타고났겠는가. 이번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그 제목을 "Rome was not built in a day"라고 정했다. 2013년은 조금씩 조금씩 나를 완성시켜가는 주님을 더욱 기대하면서, 전문성과 영성을 모두 갖춘 한 층 성숙한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자.
Good bye, 2012.
Welcome,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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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역사] 군 생활을 되돌아보며
전역을 눈 앞에 두며 밤마다 침상 위에서 노트를 펴며 초절정센티모드로 쓴 전역사(?)다.
군에서 쓴 마지막 글이자, 나 자신에게 던지는 출사표랄까. 정말 다시 읽으니 손과 발이 오그라든다. 앞 부분은 정말 읽다읽다 차마 키보드로 못 쓰겠어서 생략한다. 정말 나는 무슨 작품 따위를 쓰려고 한걸까... -_-;;;
... (생략) ... 대한민국에서 남아의 육체를 타고 태어난 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거쳐야한다는 바로 그 곳,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그 곳에, 정말 내가 발을 디뎠다. 뭇 남성들에게 특별한 의로 다가오는 그 곳, 102보충대였다.
부모님과 이별하고 TV 어느 다큐멘터리로 보았었던 익숙한 그 막사 안에서 우연히 만났던 동창과 생면부지의 입소장정들과 2박 3일을 보냈다. 다들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어찌나 그리 물을 찾던지.. 목이 타들어가는 그 초조함은 나 뿐만이 아니었던 거 같다. 둘째날 저녁. 자대분류를 통해 처음으로 12사단, 앞으로 평생동안 기억에 남을 나의 부대의 이름을 들었다. '어떤 곳일까?' 하는 기대감과 '힘들겠다, 고생 좀 해라'라는 생활관 동기들의 말로 인한 조금의 두려움을 가지고 나의 진짜 군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 첫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을지신병하나대대 제 1중대 1소대 3분대 62번 훈련병. 그게 앞으로 5주간의 나의 이름이자 내 가진 전부였다. 모든 것이 통제되어 있는 그 시간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은 최고조였었나보다. 첫 종교행사가 어찌그리 감격스러웠던지.. 매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고, 다행히 훈련을 받는 동안 큰 어려움 없이 (근데 행군은 좀 ... ) 5주가 지나서 이등병이 되었다. 간절함 가운데서 그 분을 어떻게든 신뢰하고자 했기 때문인지 정말 특이한 케이스로 다시 신교대로 자대배치를 받아 돌아오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연대 인사과의 터무니없는 행정착오에 의한 것이었지만, 단지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내겐 참 특별했다.
동기가 조교로 들어오고 하루 뒤에 내가 또 다시 "갑툭튀"하면서 3중대와 연을 맺었다. TV에서, 인터넷에서나 보던 무시무시한 상/병장들과 선임들, 간부들을 처음 보았다. 게다가 훈련병 때 '와, 3중대 훈련병들 완전 불쌍해, 조교들이 하나같이 무시무시하게 생겼어'라고 하던 그 조교들이니...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으로 자대생활은 시작되어 버렸다. 그 때의 우리 중대는 훈련병 때도 느꼈지만 어마어마한 포스가 느껴지던 곳이었다. 조교들의 실력도, 그 자부심도 어느 중대를 막론하고 최고였고, 하나의 '가족'이라는 남자들만의 유대의식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그 안에서 나는 가족의 한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아직 몸이 크던 시절(뭐 지금도 작지만은 않다ㅠ)이라 심부름만 갔다 오면 연신 땀을 흘려대서 '땀지훈'(-_-)이라는 별명도 가지게 됐다. 다행히 그런 모습들이 기특하게 보였는지 하루하루 인정받으면서 칭찬을 받고 무럭무럭 자라고 (?) 있었다. 물론 가끔 엄청난 욕설과 함께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만...
일/이등병 때 신문을 가지고 중대로 올라올 때면 항상 교회의 십자가를 보며 아침을 맞이했었다. 아침 햇살에 밝게 빛나는 십자가를 보며 미소짓고 올라가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그 때는 뿌듯했고 보람찼었다. 전입오자마자 신병보호기간도 채 안 지난 상태에서 중대 단 한 명도 종교행사를 가지 앟던 그 곳에서 당당히 이등병 나부랭이가 혼자 예배를 드리러 가고, 계속 나가겠다고 말한 건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엄청난 행동이었다. 그런 용기가 그 때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안된다. 그 간절함으로 가끔 야간근무를 서서 사영리를 요약해서 전하기도 하고 (이 때 느낀건데, 정말 군대 가기 전에 기드온 수련회는 가야된다. 사영리를 달달달), 전역하는 선임들의 부탁으로 (조금은 장난 같기도 했지만-_-;) 진심으로 기도도 해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계급이 차고 세상의 가치관에 물들어가면서 조금씩 예전의 나로 변해가는 것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중대 서열이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훈련병들과 후임들을 향한 나의 폭언/욕설 지속능력(마우스 워리어)과 샤우팅 데시벨은 날이 갈수록 증가했고, 마시지 않겠다 다짐했던 술도 회식 때마다 부어라 마셔라 하며 죄 가운데 완전히 빠져 신나게 헤엄쳐댔다. 그러면서 나는 공동체에 있었을 때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에 커다란 괴리감을 느끼며 고민과 갈등 속에 빠지기 시작했고, 영적 슬럼프에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그런 갈등 속에 자연스레 내가 사랑했던 이들과 거리를 두게 되고 마음의 거리감도 크게 느끼게 되었다. 걱정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예전부터 담아온 것들을 홀로 있게 된 그 시간에 직면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절대 군대에서의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많은 것들을 맡고, 여러가지 일들에 도전했다. 이등병 때부터 목표로 해오던 군종병과 상담용사의 직책, 국방부 주관 병영문학상 입선 표창, 성탄절 성극 경연대회 1위 수상 등 많은 것들을 이루어내는데 성공했고, 이 작은 성공들로부터 앞으로 세상 속에서 맞닥뜨릴 여러가지 도전들에 대한 성취의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성탄절 때 추진한 무언극이었다. 내 제안에 적극적으로 신우들이 참여했고,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나가고 정당한 지원을 이끌어내어 성공적으로 극을 마치고 1위라는 구체적인 성과까지 얻어낸 이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얻은 교훈들은 내게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었다. 한 사람의 작은 생각에 다른 사람이 모여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고, 안되는 것 같아보였던 선입견은 나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이며, 열정과 진정성은 반드시 인정받게 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성공적인 뭇 시간들을 보내고 나는 그렇게 꿈에 그리던 병장이 되었다. 그러나 정말 나약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죄성이란. 병장, 그리고 최선임병의 자리가 가져오는 지독한 보상심리와 매너리즘이 끊임없이 나를 공격해왔고, 끝끝내 그것을 온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중대 내에 흐르는 좋지않은 조직 분위기 속에 휩쓸렸던 내 자신을 보며 아직 나약하고 고칠 점 많은 나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누군가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터널과 같다고 했지만, 그렇게 안 끝날 것만 같았던, 누구나 겪는 평범한, 그러나 누구에게나 특별하게 나가오는 그 22개월 남짓의 시간이 모두 흘러 이제 나는 새로운 문턱 앞에 서있다. 지금의 나 스스로에게 전하는 다짐, 그리고 언젠가 이 날을 그리며 문득 이 글을 다시 보게 될 미래의 나에게 전하는 약속을 남겨보려 한다. (그래 보고있는데 진짜 오그라든다, 살려줘)
이 곳에서 있었던 그 모든 시간들, 때로는 무의미하게 흘러가버린 순간들도 있었지만 실패와 좌절의 순간, 승리와 기쁨의 순간도 분명 있었다. 그 시간들을 잊지 말자. 이 시간들은 바로 내가 지금까지 보내왔던 시간들 중에서는 가장 특별했던 시간들이다. 이 시간들이 발전의 시간이었는지, 도태의 시간들이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건 앞으로의 나에게 달려있다. 이 22개월의 시간을 내 인생의 비전, 목표와 연결할만한 가치가 있는 Dots of Life로 만들자. 주도적이고 도전적인 자세와 함께, 기본에 충실하더라도 조금의 여유는 꼭 가지자. 모든 면에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이상적인 인간상은 단순한 방향일 뿐 허상일지도 모른다. 방향은 견지하되, 지금의 나 자신의 모습 또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2010년 9월 9일, 기대와 설렘을 안고 들어온 이 을지신병하나대대의 그 문 그대로, 이곳을 거쳐나간 많은 선임들을 따라 나 또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앞서 세워둔 여러 계획들을 차근차근 밟아가려할 것이고, 물론 때로 실패와 좌절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곳에서의 시간들을 능히 견뎌냈기에, 계속 할 수 있다는 그 확신을 가지고 앞으로, 또 앞으로 전진하기를.
2010년 9월 7일로부터 2012년 6월 16일의 648일간의 추억을 이제 마칩니다.
병장 윤지훈의 전역을 자축하며-
그리고 함께 전역한 10-19기 동기들, 김종현, 김태호, 노상균, 최종범 이들의 전역 또한 축하하며-
2012. 6. 16.
예비역 윤지훈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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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1년 결산일기] 2011년도를 돌아보면서
이번 글은 확실히 독서의 힘을 느끼게 해준 글이다. 작년 글과 비교했을 때 폭발적으로 늘어난 작문량을 다시 보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정리하면서 암담했지만 한편으론 뿌듯하다. 이 글은 군종병 집체교육을 받으면서 쓰고,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며 마무리한 글로, 며칠동안 끊어끊어 쓴 글이어서 이어붙이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 쓰고 나니 이 습관을 들이길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자랑스러움이 샘솟는다. (내용은 전혀 아니지만)
# 2011년을 돌아보면서... (2011. 12. 22 ~ 2012. 1.1)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시간은 12월 22일이다. 아직 새해가 밝으려면 며칠의 시간이 좀 남았지만, 올해는 한 해를 모두 군대에서 보낸 내 인생의 의미있는 시간이기에 이렇게 꼭 미리 글을 쓰며 천천히 정리해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올해 2011년은 나에게 어떤해였는가. 인간 윤지훈이 하나님과 멀어지면 얼마나 피폐한 인간의 악하고 약한 본성을 드러내게 되는지 예상케 할 수 있었던 해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올 한 해는 하나님과 정말 교제가 없던 암흑의 시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따금 마음에 꺼림칙한 마음으로 십자가 앞에 나아가려했지만 번번히 실패했고 말씀도 와닿지 않고 기도도 나오지 않는 영적으로 너무나 답답한 시간들이다. 그래도 하나님께선 올 해 내게 주신 말씀 히브리서 13장 5절 말씀인 'Don't love money; be satisfied with what you have. for God has said, "I will never fail you. I will never abandon you."' , 이 말씀대로 나를 버리지 않으셨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군종병이 되어서 대대에서 봉사하게 되고, 이번 성탄절 때에는 공연도 준비해서 함께 나가는, 그리고 12사단 직할대 여러 부대에서 나온 13개 팀 중에서 1등을 차지하게 되는 감사와 은혜를 허락하셨다. 아직 이제 막 다시 헤엄을 치려는 단계지만 말씀대로 응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게 된다.
올해 중반에 내 삶의 고민들, 문제점들을 늘어놓으며 2011년 한 해 나머지는 '성실'의 키워드로 살아가자고 다짐했었던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행히도 부족한 나를 인정해준 덕분에 이렇게 임무를 수행해나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참 무서운 고참들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좋은 인연들을 허락해주셨다. 연약하고 흔들리는 믿음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제 1순위로 무서워하던 고참들이 내게 기도를 부탁하기도 한 걸 보면 (어쨌든 나는 진심으로 기도했으니까) 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0.0000001%의 선한 모습이라도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면 다행이다. 문득 지금까지 이 곳에 있다가 간 선임들을 돌이켜 생각해본다. 정식이형, 보석이형, 호섭이형, 영범이형, 의선이형, 진식이, 성구, 범태, 명재, 성호형, 성민이형, 문석이, 윤재, 그리고 현재까지. 나와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고 생각과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달랐던 사람들이었지만 같이 군생활을 함께해서 즐거웠다. 다만 내 숫기없음을 인해 밖에서도 그 인연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지만 말이다. 특히 아쉬움이 남은 선임들이 몇 명 있다. 내가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내게 더 강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지금도 생각나면 기도하고 있지만 어쨌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분명히 하나님께서 일하실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건 지금도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마찬가지다.
부디 남은 군생활 동안 될 수 있는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할 줄 아는 나의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군에서의 1년은 내 믿음의 내공을 쌓고 더 깊어지는 시간보다는 지금껏 쌓아온 내 신앙적 지식과 믿음을 세상의 시험대에 내어놓은 것만 같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우선 올해는 실패다. 아마 그런 실패를 자각하게 하는게 하나님의 뜻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지금 이 글을 정리하는 와중에 든다. 하지만 일말의 희망이 있기대 내년을 기약하며 주님 앞에 회개하는 시간이 필요하겟다. 공동체에서 멀어지니 세상의 가치관은 무서운 속도로 나를 잠식해가기 시작했고, 크게 흔들리는 날 발견하게 했다. 입술에선 온갖 욕설과 정죄함으로 후임을 꾸짖었던 내 모습을 보며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하나님의 사랑이 내게 너무니 필요하고 내가 아직도 죄인된 모습 온전히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2011년은 특히 진로에 대해 더더욱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문제는 이 길고 긴 고민이 답은 나오지 않고 내 자신, 현재 자신의 준비되지 않은 무력한 모습만 드러내 두려움을 키우기만 했다는 것이다. 기도와 말씀을 통해 하나님 앞에 뜻을 묻지 않고 내 환경만 보아온 탓이리라. 내가 나를 아직도 사랑하지 못하는 것 또한 한 원인이 된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내 능력, 내 은사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만보고 있으니 잘 하는게 뭔지, 뭘 하며 살지 보이지 않는게 당연하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지혜를 구해야만 할 것이다.
나에 대한 사랑의 부족은 결국 공동체를 향한 사랑의 부재로 이어지고야 말았다. 공동체 속에서 채워내려 애섰던 애정결핍을 결국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발견해버린 것이다. 외로움 자체가 하나님과 떨어진 죄인된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하겠다. 아직도 솔직히 공동체에 대해 벽이 높다. 이 벽은 다른 누가 쌓은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나 스스로 쌓아올린 마음의 벽이기에 나 스스로 무너뜨려야만 하는 벽이다. 조금씩 깨나가기로 했다. 어느날 내게 하나님께서 주신 생각이 있는데, 이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들이기 때문에 내가 내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들 순원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이 아들들을 온전히 품기가 두렵지만, 힘을 내서 노력해보기로 했다. 나보다 더 큰 믿음과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또 한 명은 군에서 나와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다가기로 했다. 너무너무 힘들고 어색하다. 그래도 해보련다. 노력해보자.
2011년은 나 스스로 성실로써 살아가보려 노력했던 시간들이라고 생각된다. '나 스스로' ... 그리고 그렇게 살 대 얼마나 힘에 부치는지, 하나님없이 나 스스로 달성할 수 없는 가치의 벽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하나님없이는 안되는 사람인가보다. 그런 운명인거다. 그 분의 지혜와 크신 능력이 필요하고, 그 분의 사랑만이 나를 일으키고 변화시킨다.
"빛 가운데 있다하며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지금까지 어두운 가운데 있는 자요, 그의 형제를 사랑하는 자는 빛 가운데 거하여 자기 속에 거리낌이 없으나" (요일 2:9~10) 송구영신 예배 때 받은 말씀이다. 새로운 말씀이라기 보다는 2011년 부모님께서 뽑아주신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라는 말씀의 연장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부모님께서 또 뽑아주신 2012년 말씀 역시 "그러므로 우리가 담대히 말하되 주는 나를 돕는 이시니 내가 무서워하지 아니하겠노라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요 하노라" (히 13:6) 이다. 전체적으로 세상과 사람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올해는 '사랑'과 '헌신'의 해다. 우선은 사람에 대해서 주님께 내려놓는 식나이 필요한 듯 피다. 말씀을 받고 찔림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거리낌을 가지고 있는 형제,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고 그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헌신하는 해가 되어야겠다. 주님께선 내게 계속 같은 말씀을 해주고 계신다. '제발 말 좀 들어라' 라는 주님의 음성(??)이 아닐까 싶다. 이제 받고 순종하는 건 나의 몫이다. 그 분의 사랑으로 나를 변화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랑으로 대하는 헌신적 사랑의 해, Year of Agape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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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2011년 전반기를 보내면서 정말 힘들었던 기간이 있었다. 아마 7~8월 즘일거다. 영적으로도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열정이 사라지는걸 느끼고, 업무도 잘 안풀리고, 사람에게 상처받기도 많이 받았던, 슬럼프라면 슬럼프라고 볼 수 있었던 시기. '이건 아닌 거 같아!'라면서 공부연등을 하며 지금의 내 문제점을 분석하고 다시 글을 섰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의 기록을 옮기기로 했다. 추가적으로 앞서서 그렇게 문제점을 분석했던 메모까지 정리해서 써보기로 했다.
# 2011. 8. 15
- 지금의 문제점 불평, 불만, 욕설, 먼저 일하기보다는 누가 하길 바란다.
의지의 상실 / 긍정적 의지와 동기가 아닌 악을, 오기로 해내려하고 있음.
인간관계, 대인관계의 문제 / 눈치본다, 대접받기만 바란다, 연락하지 않는다.
기도하지 않고, 말씀보지 않는다. / 기본적인 영적생활습관조차 상실
=> 이는 목표의 상실이며, 비전의 상실이며, 사명의 상실이며,
믿음의 상실이며, 긍정의 상실이며, 성실의 상실이다.
=> Why? 익숙하기 때문이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긴장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교만에 빠져있다.
- 어떻게 깨뜨릴 것인가? 부딪쳐라, 순간순간 확인하라, 꿈꾸지 않으면 죽는다.
- 문제점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첫 걸음이다.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깊게 생각해보자. 내 안의 깊숙히 잠자고 있는 무의식의 자아와 대면해야만 한다.
# 2011년 Part 2를 시작하면서
2011년 후반부다. 전반전에는 넘어지고 넘어지고 또 넘어져서 상처만 가득했지만,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 하나님과 가장 가까웠던 그 때로 돌아가자. 움직일 때가 됐다. 눈치보지말고 당당해지자. 하나님께서 절대 나를 포기하지 않을거라고 하셨기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 나를 책망할 사람 그 누구도 없으며, 다른 이들의 비판의 핵심 속에는 주님께서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하시는 충고와 가르침이 담겨있다. 세상의 것에 대한 관심은 알고 이해하는 데에만 그치고 좇으려 하지 말자. 지금의 나도 충분히 그 자체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지만, 하나님게서 원하시는 성장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자. 교만하지 말고 섬김의 자세로 다시 한 번 나아가자. 성실함으로 군 생활을 마무리하자. 하나하나 성실의 탑을 쌓아 하나님게 영광을 돌리자. 2011년 후반기를 여는 나의 Life-Keyword는 '성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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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결산일기] 2010년도를 돌아보면서
이번 기록은 특별히 군에서 쓴 자필기록이기에 더 소중하다.
어쩌면 09년도에서 끝났을 결산일기를 군에서도 계속 쓰기로 마음먹은건 참 잘한 일이다.
# 2010년을 돌아보면서... (2010. 12. 31 금, 아마 공부연등하면서 썼겠지?)
작년 금식수련회와 송구영신예배 때 꺼냈던 말씀.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때마다 일마다 너희에게 평강을 주시고...' 이런, 갑자기 기억이 안난다. 어찌됐든 올 한해 평강과 은혜의 말씀으로 시작하게 해주신 하나님. 말씀대로 올 해는 주님의 인도하심 아래 큰 일 없이 은혜롭게, 건강하게 보낼 수 있엇다. 무엇보다 군대에 와서 마음의 어려움없이 좋은 선임들을 만나게 된 건 큰 은혜인 것 같다. (정말 긍정적이다.)
금식수련회 때, 2010년 주님께서 주실 놀라운 역사하심을 기대했었다. 그렇게 기드온수련회에 가서도 기도하고, 순장수련회에서도 기도했던 10학번 순원들. 그 아이들이 이제 순장으로 세워질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많은 순장들이 군대로 파송을 받으면서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그래도 감사하다. 올해 초는 사람과의 관계 대문에 힘들뻔했었다. 정말 다행히 주님께서 두 사람 모두에게 관계의 회복을 말씀하셔서 맞딱뜨릴 수 있게 해주시고 다시 예전과 같이 지낼 수 있게되어 감사한 순간이었다. (10학번 순원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다 주님께서 귀하게 사용하셨다. 09학번들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더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나에게 이들같이 하나님을 향한, 캠퍼스를 향한 사랑과 열정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 학기 동안 총무로써 남은기간 사역하는 동안 정말 열심히했다고 자부한다. 물론 순 사역이나 내 개인의 영적 성숙은 내 스스로 보기에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감사하다. 특히나 올해 전반기는 주님께서 내게 주신 여러 은사들을 말그대로 '총동원'하게 해주신 기간이엇다. 영상, 카메라, 디자인, 등등... 정말 많은 것들을 만들고 또 그 과정에서 배웠다. 영상은 군대에 와서까지 만질 수 있게 될 정도이니 말 다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에 참석한 마지막 여름수련회는 또 바쁘게 보내기만 해서 좀 아쉬웠다. 내가 은혜받기보다는 다른 이들이 은혜받을 수 있게 돕는 위치였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순캠프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대표단에게 축복과 기도를 해주면서, 2010년 그리고 2011년의 사역이 잘 이루어지길 바랐고, 또 그렇게 될거라 믿는다.
군대에 오게 된건 2010년 내가 겪은 가장 큰 사건이 될 것이다. 특히나 신병교육대로 오게 된 과정들은 이 또한 주님의 간섭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것 같다. 동역자 또한 중대 내에선 잘 모르지만 대대에선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올해 2011년, 우리는 대대에 세워질 영적 공동체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 신교대 교회에서 기간병들이 모여 하나대대를 위해 기도하고 찬양이 울려퍼지길 기도해본다. (부끄러운 기록이다...)
이제 2011년 새해가 밝는다. 올 한 해 모두 이곳 하나대대에서 보내게 될텐데, 10년 목표였던 '초지일관'을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새로이 세운 목표들. 78kg, 신뢰받는 선/후임 되기, 반드시 쑥쑥커서 3중대의 당당한 가족의 일원이 되겠다.
(위의 목표들은 100%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목표의 방향대로는 갔다. 그렇게 생각한다. 이 기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인해 모든 장병들이 긴장 속에서 새해를 맞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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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결산일기] 2009년도를 돌아보면서
미니홈피에서 썩어가고 있길래 11년 회상일기 싸이로 옮겨쓰면서 08년, 09년, 10년도 일기도 블로그에 다시 모아서 정리하기로 했다. 점점 발전해나가는 내 자신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정리 시작!
# 2009년을 돌아보면서... (2009.12.25 00:50)
이번 2009년도 끝나간다. 순장으로써, 그리고 2학년으로써 보낸 1년이었다.
순장으로 처음 섰을 때, 정말 열정 충만했었지만, 막상 신입생 사역에 뛰어들다보니 많이 마음이 어려워졌었다. 기도로 준비하지 못했던 것도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감사하게 웅이를 귀한 아들 순원으로 얻게 되어 다행이다. 더 많이, 더 깊이 순모임을 하지 못해 항상 아쉽다. 웅이 안에 궁금한 것들도 있고, 고민하는 것들도 있을텐데, 내가 너무 FM대로 순모임을 한 건 아닌가 싶다. 웅이가 여기까지 나를 따라온 건 진짜 100% 주님의 은혜다.
(2년이 지난 지금 보니 그저 내 자신이 안타까울뿐..)
너무나 신기하게, 2008년 내내 고민하던 문제를 주님께서 1학기가 시작하면서 아주 깔끔하게 없애주셨다. 너무 깔끔하게 없애주셔서 문제다. 하나님의 눈으로 중보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겠다. 이건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이 때 얘기를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무섭기도 하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저렇게 순식간에 잊을수가 있다니. 2009년의 나는 저런 잔인한 사람이었던가.)
2009년엔 또 금식의 기도제목이던 경영대 기도모임을 만들어 주신 것이 또 큰 하나의 사건이겠다. (그리고 그 기도모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전적으로 예림이의 기도 덕이다.) 하나님께서 강하게 원하신다면
단지 마음에 담아두고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보내주시고, 환경을 허락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년에는 더 적극적으로 기도모임을 이끌어나갈 수 있게 해야지! 예림이도, 기영이형도, 은영누나도, 명신순장님도, 인경이형도, 또 미처 내가 이름을 적지 못한 많은 사람들을 이 기도모임으로 불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1학기는 지금까지 2년간의 대학생활 중 가장 높은 학점을 받았다. 경영학의 기초들을 학습하는 시간들이었고, 기초라서 그랬던건지 몰입도 잘하고 즐겁게 학업을 해나갔다. 가장 공부하면서 뿌듯했던 학기랄까? 이 때의 성과가 다음 학기에 대한 교만으로 가버린게 문제였지만, 만족한다- :)
1학기 때는 그러면서 우울함도 많이 겪었던 것 같다. 감정 기복도 심했고, 그래서 불편해진 사람들도 있다. 하나님께서 그래도 사람을 통해, 아니면 그 분이 직접 나를 붙잡아주시고 위로해주셔서 다행이다.
순장으로써 간 여름수련회는 또 다른 은혜가 있었다. 섬김의 은혜랄까. 사실 다른 순장님들에 비해서는 제대로 섬기지도 못했지만... 이번 여름 수련회는 유난히 이동이 힘들어서 고생도 좀 하고 말이다. (군인이 되고 이 글을 보니 왜 간사님이 그렇게 예비역예비역 하셨는지 알겠다. 빠져가지고) 그래도 좋았다, 특히 도시전도 타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캠퍼스 지체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 그런 시간이었다. 깊은 나눔도 있어서 좋았다.
순캠프 때는.. 후우- ㅋㅋㅋ
이 때부터 내 이미지가 참... ㅋㅋ
나 그렇게 깝치는 사람이 아닌데ㅋㅋㅋㅋ
왜 그런건지 ㅋㅋㅋ 잊자.. ㅋㅋㅋ
(이 때의 나의 착잡함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원문 그대로 승화... )
2학기는 정~말 내가 이때까지 살아온 기간 중에 가장 많은 활동을 하고, 가장 많은 시간 동안 깨어있던 것 같다. 밤도 엄청 많이샜다. 팀플을 그렇게 많이 잡으면서 나는 무슨생각을 한걸까... 그래도 공모전도 나가보고, 한편으론 성적도 떨어지긴했지만 나쁘진않다. 보람찼던 한 학기였다. 삼성 YEPP 캠퍼스 PR 챌린지는 정말 지영이와 연수와 아무 생각없이 참가했지만, 진짜 열심히 했고, 고생도 많이하고, 그렇게 삼성에 신성한 노동력을 제물로 바치고도 큰 입상은 하지는 못했지만, 만족한다. 앞으로 이런 기회들이 또 있을 수 있을까? 공모전 신고식을 호되게 치른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말은 어떻게 보낸건지 잘 모르겠다. 애들도 군대가고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다행히 큰 위기(?)를 간사님과 순장님 덕분에 넘겼지만... 모르겠다, 주님께서 당신의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내게 허락하실 것이다. 그렇게 믿고 나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믿기로 한 네 놈이 결국은 말이다, 네 놈 때문에 내가 3~4월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냔 말이다)
주님께선 이번 년도에 날 힘들게 하셨다. 힘들게 하시면서 당신을 의지하게 하셨다. 힘들어서 흘린 눈물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럴때 날 응원해주고, 위로해준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이제 금식수련회 이후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주님께서 나에게 어떻게 나아갈 길을 보여주실지 잘 모르겠다. 나에게 소망을 주셨지만, 그 소망이 단지 내가 바라본 환상인지, 아니면 내가 이루어나갈 환상인지에 대해서는 금식 때 더 기도를 해야겠다.
(09년 금식 때 전후로 쓴 기록들은 미니홈피에 남아있지 않았다. 수첩이나 블로그에도 없는 것 같고... 이래서 어디를 가든지 기록하고 그 기록을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거다. 어쨌든 2009년은 내가 위에 언급했던대로 참 다이나믹하면서도 일을 많이 벌린 해였다. 공모전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내가 아직 내공이 얼마나 부족한지도 알게되고, 현실주의자였는지도 알게됐다. 어쨌든 PR은 정말 힘들었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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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결산일기] 2008년도를 돌아보면서
대학생이 되고나서 쓰기 시작한 회상일기, 내 개인사의 1년 결산일기(?)다.
미니홈피에서 썩어가고 있길래 11년 회상일기 싸이로 옮겨쓰면서 08년, 09년, 10년도 일기도 블로그에 다시 모아서 정리하기로 했다. 점점 발전해나가는 내 자신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정리 시작!
# 2008년을 돌아보면서... (2008.12.28 03:14)
대학생으로써 보낸 1년이 다 지나간다. 되돌아보면 정말 특별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성적표가 나온 날, 아니 수능 다음날이었던가, 그 날 정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정말 많이 울었다.
여지껏 받아온 점수 중 가장 최악인 것에 대해 억울한 것도 있었고,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이었나라는 생각 때문에 교실에서 정말 펑펑 울었다. 그래도 내가 그렇게 슬퍼했을 때, 친구들이 다가와서 나를 위로해주었기 때문에
훌훌 털어버리고 이렇게 대학생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3년 내내 쌓아왔던 내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것도 수리도 안보는 농어촌 전형으로 고등학교 시절 내내 이름도 잘 몰랐고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한양대로 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특별한 사건이다. 처음 '합격' 표시를 봤을 때, 그냥 기뻤다. 성적 이딴 건 이미 안중에도 없었고, 이제 나도 대학생이 되었다는 그 사실 자체가 기뻤다.
08 클럽에 가입해서 글도 써보면서 괜한 소속감을 다져보려 노력했다. 미터나 경영대 정모는 비록 못갔지만, 오티 때 처음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안면도 트면서, 그 어색함이 엄청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많이 말 걸고 친해지려 노력했다. 지금은 자주 연락을 못해서 미안하다. (이 땐 왜 이렇게 과 인맥에 목을 맸는지..)
중고등부 때까지 정말 교회가 맘에 안들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사람들과의 교제가 귀찮아서 그랬던 것 같다. 상처받을까봐 그런건가. 그래도 다행히 청년부에서 누나들이랑 형들이랑 즐겁게 보낸 덕분에 내 믿음을 잃지 않고 이렇게 있을 수 있었다.
CCC에 들어온건 백만번 생각해도 후회할 일이 없다. (백만번은 조금 오버인가..)
여기에서 만난 많은 인연들이 스쳐지나가는 남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 성진 누나가 CCC를 추천해준 덕분에 내 발로 그렇게 찾아갈 수 있었다. 너무나 감사하다. 단기 선교도 갔다오고 정말 내 평생에 전도라는건 안할거 같았는데 캠퍼스로 나가서 전도도 하고, 직접 기타 들고 CCM을 부르면 기분이 마냥 좋다.
첫 학기의 대학 공부는 크게 어려운건 없었다. 우리 과 1학년 1학기 과목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학점은 보통...) 교양도 내가 듣고싶던 역사교양들만 골라 들어서 무리가 없었다. 중간고사는 날로 먹었고, 기말도 무리없이 잘 치렀다. 첫 학기 3.97이라는 학점을 받고, 30% 장학금도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어중간하다. 내가 그렇게 많은걸 즐기지도 않았고, 나름 그래도 공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생활했는데, 4점을 못넘겨서 찝찝했다. 잘 놀고, 공부도 잘하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운 것 같다.
첫 학기 때 만난 많은 경영대 동기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4반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동기로 만났는데, 첫 엠티는 못가고 두번째 엠티 때 정말 즐거웠다. 얼굴에 낙서나 당하고 말이지. (즐거운건 진심이야 ㅋㅋ)
팀프로젝트 하면서, 또는 여러가지 도와주면서 만난 친구들이 지금도 나에게는 친한 친구들이다. 거의 다 남자라서 아쉽긴 하지만, 뭐 어때, 남자들의 우정 앞에선 핑크빛 따위 아무것도 아니다! ... 라고 ..
(이야, 주찬이형이랑 보근이형이랑 희종이형이랑 진국이랑 보근이랑 등등 다 이 때 멤버들이네, 인연돋네ㅋ)
그래도 남중 남고 나오고 학원도 안가고, 어머니가 여고 선생님이시라 여자애들은 날 아는데, 나는 걔네를 잘 모르는 이런 좀 어이없는 상황에서 여자 앞에서 말도 못하고, 피해다니던 내가 여자애들하고 허물없이 지낼 수 있는건 참 은혜다... 허허...
HESA를 나온건 조금 아쉽기도 했다. 거기서 마인드와 실력을 갖춘 훌륭한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다. 그 선배들과 좀더 깊은 관계를 가지지 못한게 아쉽다. 1학기 동안의 잠깐의 활동이었고, 하면서 많이 힘들고 그랬지만, 그 때 해보았던 케이스 분석이나, 스터디는 너무나 값진 경험이다. 내게 마케팅 쪽에 대한 진로도 생각해보게 만들어주기도 했고..
여름에 다녀온 수련회와 단기선교는 정말 특별한 기억이다. 내 믿음이 그만큼 많이 자란 시간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이 커진 시간이기도 했다. 단기선교나 순캠프 때 만난 많은 인연들도 빠트릴 수 없을 것이다.
2학기도 마찬가지로 즐겁게 보냈다. 2학기는 좀더 공부를 열심히 한 것 같다. 실제로 열심히 했다. 좀 더 진지한 자세로, 밤을 새보기도 하고, 열심히 했다. 그래서 좋은 학점을 받은 것 같아서 기쁘다. 공부하면 나오는구나. 고등학교 때 깨달았어야 했던 걸 대학와서야 알게 되었다. 처음 몇 달동안 강의 녹음한건, 솔직히 아무 쓸데 없었지만 그런 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뭔가 동기부여가 된 듯 싶다. '나 녹음까지 하면서 수업듣는다' 이런 생각을 스스로 하면서, 좀 더 열심히했다고 해야할까나. 실제로는 마지막 부분 들으면서 휴강 일정이 언제인지, 과제가 뭔지 확인하는 차원에 그쳤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때 2학기 때 들은 교양은 정말 탁월한 선택들이었다. 환경문제의 경제적 이해는 세영이랑 같이 신청한건데, 처음에는 '굳이 이걸 들어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홍종호 교수님의 강의에 점점 빠져들면서 내가 옳은 선택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팀플로 만난 형들도 좋은 분들이었다.
디자인과 생활도 정말 좋았다. 임채숙 교수님은 너무너무 좋으신 분이다. 160명 가까이 되는 대단위 강의에서도 우리 한 명 한 명을 놓치지 않으시고 인간적으로 대해주시는게 감사했다. 그밖에 피코도 그렇고, 서양문화사도 그렇고
성적이야 어찌 됐건 좋은 강의를 들은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피코, 결국 이태란 뒷자리에 앉았으면서도 한마디도 못함.. 아, 한마디는 했네) (뭐였지?!)
고등학교 때는 대학만을 목표로 삼고 수능 공부만 했지만 대학교 때는 달랐다.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일 것이다. 많은 것이 내 앞에 놓여있고, 선택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내 인생과 내 존재 자체에 대해서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 새벽 3시 넘어가니까 생각이 안난다. 월별로 정리할껄 그랬네, 젠장.
2008년을 한마디로 '처음' 이라고 정리하고 싶다. 나에게 있어서 첫 경험이고 첫 추억인 것들로 가득했던 한 해였다. 내년에는 더 많은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1학년 때 까지 경영학이라는 바다 앞에서 준비운동 했을 뿐이라면 이제 2학년 때 부터 본격적으로 발 담글 차례다. 그래서 기대가 많이 된다. (이 때는 몰랐겠지...)
또 동기들도 몇명씩 군대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또 만나게 될 것이고, CCC에서는 (아마도) 순장이 될 것이고, 내 기도가 응답받는다면, 아들 순원들과도 지내게 될 수 있고,
아, 군대도 나를 기다리는구나... (그래 나 여깄다)
방학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새 한 해를 당당하게 맞이해야겠다.
(라고 말했던 이 사람은 방학내내 놀았습니다. 자기고발)
이제 자야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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