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년 결산일기] 2011년도를 돌아보면서
이번 글은 확실히 독서의 힘을 느끼게 해준 글이다. 작년 글과 비교했을 때 폭발적으로 늘어난 작문량을 다시 보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정리하면서 암담했지만 한편으론 뿌듯하다. 이 글은 군종병 집체교육을 받으면서 쓰고,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며 마무리한 글로, 며칠동안 끊어끊어 쓴 글이어서 이어붙이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 쓰고 나니 이 습관을 들이길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자랑스러움이 샘솟는다. (내용은 전혀 아니지만)
# 2011년을 돌아보면서... (2011. 12. 22 ~ 2012. 1.1)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시간은 12월 22일이다. 아직 새해가 밝으려면 며칠의 시간이 좀 남았지만, 올해는 한 해를 모두 군대에서 보낸 내 인생의 의미있는 시간이기에 이렇게 꼭 미리 글을 쓰며 천천히 정리해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올해 2011년은 나에게 어떤해였는가. 인간 윤지훈이 하나님과 멀어지면 얼마나 피폐한 인간의 악하고 약한 본성을 드러내게 되는지 예상케 할 수 있었던 해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올 한 해는 하나님과 정말 교제가 없던 암흑의 시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따금 마음에 꺼림칙한 마음으로 십자가 앞에 나아가려했지만 번번히 실패했고 말씀도 와닿지 않고 기도도 나오지 않는 영적으로 너무나 답답한 시간들이다. 그래도 하나님께선 올 해 내게 주신 말씀 히브리서 13장 5절 말씀인 'Don't love money; be satisfied with what you have. for God has said, "I will never fail you. I will never abandon you."' , 이 말씀대로 나를 버리지 않으셨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군종병이 되어서 대대에서 봉사하게 되고, 이번 성탄절 때에는 공연도 준비해서 함께 나가는, 그리고 12사단 직할대 여러 부대에서 나온 13개 팀 중에서 1등을 차지하게 되는 감사와 은혜를 허락하셨다. 아직 이제 막 다시 헤엄을 치려는 단계지만 말씀대로 응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게 된다.
올해 중반에 내 삶의 고민들, 문제점들을 늘어놓으며 2011년 한 해 나머지는 '성실'의 키워드로 살아가자고 다짐했었던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행히도 부족한 나를 인정해준 덕분에 이렇게 임무를 수행해나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참 무서운 고참들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좋은 인연들을 허락해주셨다. 연약하고 흔들리는 믿음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제 1순위로 무서워하던 고참들이 내게 기도를 부탁하기도 한 걸 보면 (어쨌든 나는 진심으로 기도했으니까) 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0.0000001%의 선한 모습이라도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면 다행이다. 문득 지금까지 이 곳에 있다가 간 선임들을 돌이켜 생각해본다. 정식이형, 보석이형, 호섭이형, 영범이형, 의선이형, 진식이, 성구, 범태, 명재, 성호형, 성민이형, 문석이, 윤재, 그리고 현재까지. 나와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고 생각과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달랐던 사람들이었지만 같이 군생활을 함께해서 즐거웠다. 다만 내 숫기없음을 인해 밖에서도 그 인연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지만 말이다. 특히 아쉬움이 남은 선임들이 몇 명 있다. 내가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내게 더 강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지금도 생각나면 기도하고 있지만 어쨌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분명히 하나님께서 일하실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건 지금도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마찬가지다.
부디 남은 군생활 동안 될 수 있는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할 줄 아는 나의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군에서의 1년은 내 믿음의 내공을 쌓고 더 깊어지는 시간보다는 지금껏 쌓아온 내 신앙적 지식과 믿음을 세상의 시험대에 내어놓은 것만 같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우선 올해는 실패다. 아마 그런 실패를 자각하게 하는게 하나님의 뜻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지금 이 글을 정리하는 와중에 든다. 하지만 일말의 희망이 있기대 내년을 기약하며 주님 앞에 회개하는 시간이 필요하겟다. 공동체에서 멀어지니 세상의 가치관은 무서운 속도로 나를 잠식해가기 시작했고, 크게 흔들리는 날 발견하게 했다. 입술에선 온갖 욕설과 정죄함으로 후임을 꾸짖었던 내 모습을 보며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하나님의 사랑이 내게 너무니 필요하고 내가 아직도 죄인된 모습 온전히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2011년은 특히 진로에 대해 더더욱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문제는 이 길고 긴 고민이 답은 나오지 않고 내 자신, 현재 자신의 준비되지 않은 무력한 모습만 드러내 두려움을 키우기만 했다는 것이다. 기도와 말씀을 통해 하나님 앞에 뜻을 묻지 않고 내 환경만 보아온 탓이리라. 내가 나를 아직도 사랑하지 못하는 것 또한 한 원인이 된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내 능력, 내 은사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만보고 있으니 잘 하는게 뭔지, 뭘 하며 살지 보이지 않는게 당연하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지혜를 구해야만 할 것이다.
나에 대한 사랑의 부족은 결국 공동체를 향한 사랑의 부재로 이어지고야 말았다. 공동체 속에서 채워내려 애섰던 애정결핍을 결국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발견해버린 것이다. 외로움 자체가 하나님과 떨어진 죄인된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하겠다. 아직도 솔직히 공동체에 대해 벽이 높다. 이 벽은 다른 누가 쌓은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나 스스로 쌓아올린 마음의 벽이기에 나 스스로 무너뜨려야만 하는 벽이다. 조금씩 깨나가기로 했다. 어느날 내게 하나님께서 주신 생각이 있는데, 이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들이기 때문에 내가 내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들 순원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이 아들들을 온전히 품기가 두렵지만, 힘을 내서 노력해보기로 했다. 나보다 더 큰 믿음과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또 한 명은 군에서 나와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다가기로 했다. 너무너무 힘들고 어색하다. 그래도 해보련다. 노력해보자.
2011년은 나 스스로 성실로써 살아가보려 노력했던 시간들이라고 생각된다. '나 스스로' ... 그리고 그렇게 살 대 얼마나 힘에 부치는지, 하나님없이 나 스스로 달성할 수 없는 가치의 벽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하나님없이는 안되는 사람인가보다. 그런 운명인거다. 그 분의 지혜와 크신 능력이 필요하고, 그 분의 사랑만이 나를 일으키고 변화시킨다.
"빛 가운데 있다하며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지금까지 어두운 가운데 있는 자요, 그의 형제를 사랑하는 자는 빛 가운데 거하여 자기 속에 거리낌이 없으나" (요일 2:9~10) 송구영신 예배 때 받은 말씀이다. 새로운 말씀이라기 보다는 2011년 부모님께서 뽑아주신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라는 말씀의 연장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부모님께서 또 뽑아주신 2012년 말씀 역시 "그러므로 우리가 담대히 말하되 주는 나를 돕는 이시니 내가 무서워하지 아니하겠노라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요 하노라" (히 13:6) 이다. 전체적으로 세상과 사람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올해는 '사랑'과 '헌신'의 해다. 우선은 사람에 대해서 주님께 내려놓는 식나이 필요한 듯 피다. 말씀을 받고 찔림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거리낌을 가지고 있는 형제,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고 그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헌신하는 해가 되어야겠다. 주님께선 내게 계속 같은 말씀을 해주고 계신다. '제발 말 좀 들어라' 라는 주님의 음성(??)이 아닐까 싶다. 이제 받고 순종하는 건 나의 몫이다. 그 분의 사랑으로 나를 변화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랑으로 대하는 헌신적 사랑의 해, Year of Agape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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